꽃동네창설자 오웅진 신부(이하 오신부)는 1944년 3월 22일 충북 청원군 현도면 상삼리에서 이타주의 가풍을 가진 농부집안의 4남 2녀 중 3남으로 태어났습니다.

오신부의 출생 당시는 일제식민치하에서 신음하던 고난의 시기로, 정치적 강압과 수탈 속에 조선백성의 비참한 상황은 이루 말할 수 없었습니다.

처녀공출을 피하여 16세에 결혼한 오신부의 어머니는 위와 같은 시대적 상황 속에서 주권 없는 나라의 설움을 일찍이 체험하였고,
나라를 구할 훌륭한 자식을 낳게 해 달라는 간절한 염원을 가졌습니다.

한국전쟁 중이던 초등학교 시절, 굶어 죽어가는 피난민들의 처절한 모습을 목격한 오신부는 가난한 이웃을 위해 평생을 바쳐야겠다는 굳은 결심을 하고 정치가가 되려 했으나, 고등학교 시절 한국전쟁 중 3000여명의 고아와 어려운 사람들을 보살핀 오기선 신부를 보고 감명을 받아 사제가 되는 것이 일생을 가난한 사람들 편에 서서 살 수 있겠다고 생각하여 사제의 길을 택하였습니다.

1976년 5월 3일 오신부는 당시 청주교구장 정진석 주교로부터 사제서품을 받고 같은 해 8월 20일 충북 음성군 금왕읍 무극천주교회 주임신부로 부임하였습니다.

1976년 9월 12일 동냥 깡통을 든 최귀동(경락 베드로) 할아버지와의 숙명적인 만남으로 무극천 다리 밑에서 살고 있던 걸인들(18명)의 삶을 목격하였고, ‘얻어먹을 수 있는 힘만 있어도 그것은 주님의 은총’임을 깨달았습니다. 오신부는 당시 가지고 있던 돈 1300원을 몽땅 털어 무극리 용담산 기슭에 방 다섯 칸 부엌 다섯 칸짜리 ‘사랑의집’을 짓기 시작하였고, 1976년 11월 15일 걸인들을 입주시킨 것이 꽃동네의 기원이 되었습니다.

1978년 8월 16일 증평군 반탄교 위에서 혼수상태로 죽어가는 할아버지를 발견하여 차에 태우고 병원으로 달리던 오신부는 "오늘같이 기쁘고 자랑스러운 날이 어디 또 있느냐? 내가 사랑하는 아들을 오신부 네가 살려주니 참으로 기쁘고 고맙다. 나는 너와 새로운 계약을 맺을 터이니 앞으로 이와 같이 보잘 것 없는 사람들을 내 이름으로 맞아들이면 나머지 것은 내가 모두 책임져주겠다." 라는 말씀이 하늘로부터 들려오는 신비한 체험을 하였는데, 이때 신부는 자신이 하고 있는 일이 진정 하느님을 기쁘게 해드린다는 사실을 깊이 체험하였으며, 본 회는 바로 이 ‘말씀’이 창설자 신부를 통하여 본 회에 섭리하시는 하느님의 소명임을 확신하고 있습니다.

오신부의 헌신적인 사랑과 금왕성당 신자들의 희생 어린 정성으로 걸인들의 생활을 돌보고 있을 무렵 하느님께서는 그들을 위해 전 생애를 투신할 젊은 일꾼들을 준비하고 계셨습니다. 1979년에 한 형제가, 1981년에 2명의 자매가 찾아와 '의지할 곳 없고 얻어먹을 수 있는 힘조차 없는' 가난한 사람들을 위해 사랑과 봉사로써 일생을 바치기로 다짐하고 삶을 시작하니 이로써 공동체의 기초가 놓여 졌습니다.

하느님의 사랑이 자연스럽게 이웃으로 전해져 걸인들이 모여들기 시작하자, 공동체는 충북 음성군 맹동면 인곡리 산 1-45번지 소속리산(小俗離山) 기슭에 그 터전을 마련하였습니다.

1986년 12월 27일 오신부의 영명축일에 꽃동네를 방문한 청주교구장 정진석 주교는 교구사제들 앞에서 본 회의 설립에 관한 승인을 선포하였고, 1987년 1월 5일 오신부는 본 회의 창설자와 지도신부로 파견되었습니다. 예수성심시녀회 수녀의 지도를 받아 1987년 2월 2일부터 수련을 시작했으며 1988년 2월 2일 주님봉헌축일에 하느님의 은총과 교회의 축복 속에 첫 서원이 있었습니다.